섬이 보내는 기후위기의 경고…생태 보전과 지속가능한 미래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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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보내는 기후위기의 경고…생태 보전과 지속가능한 미래가 과제
'섬의 날' 맞아 기후변화·인구소멸 이중 위기 조명
생물다양성 보고이자 기후변화 최전선…보전 정책 강화 필요
  • 입력 : 2026. 08.08(토) 01:59
  • 문헌영 기자
신안군 무인도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제326호 검은머리물떼새. 사진= 신안군
[해양수산일보= 문헌영 기자] 매년 8월 8일은 우리나라 섬의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기는 '섬의 날'이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았고, 다음 달 전남 여수에서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축제의 의미와 달리 우리나라의 섬들은 기후위기와 인구감소, 생태계 변화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섬은 국토 면적의 3.5%에 불과하지만 국내 생물종의 약 40%가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절반 이상이 섬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특정 섬에서만 살아가는 고유종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섬에서 한 종이 사라지는 것은 국내에서 완전히 절멸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은 섬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은 2100년까지 최대 8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울릉도와 독도 해역은 해수면과 해수 온도 상승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으로 분석된다.

해양 생태계 변화도 뚜렷하다. 최근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 상승 속도는 과거보다 크게 빨라졌으며, 연안 식물플랑크톤 감소와 갯녹음(백화현상) 확산으로 해조류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명태와 대게 등 기존 대표 어종의 서식 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

섬은 외래종과 아열대 생물의 유입을 가장 먼저 겪는 공간이기도 하다. 최근 조사에서는 국내 미기록 곤충 상당수가 섬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아열대성 종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가 생태계 변화를 넘어 우리나라 생물 분포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의미다.

기후위기는 주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남 일부 섬에서는 기존 농작물 대신 바나나 등 아열대 작물 재배가 확대되고 있으며, 어업 환경 변화와 인구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고 있다.
섬은 기후·생태위기의 최전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진은 경상남도 누렁섬.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전문가들은 섬이 생태 보전과 국가 환경정책의 핵심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와 정책은 여전히 내륙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고 지적한다. 특히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섬 지역은 행정과 연구 인력까지 부족해 체계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섬 생물다양성 평가체계 구축에 나섰다. 전남 소록도 등 12개 섬을 대상으로 생물종 분포뿐 아니라 개발 압력과 기후변화 노출도까지 함께 분석해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향후 국가 생물다양성 정책과 자연공존지역(OECM) 지정 등 보전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섬은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공간"이라며 "섬을 지키는 일은 단순히 지역을 보전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 자연환경과 미래 세대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선 섬이 보내는 경고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생태계 보전과 지역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장기적인 정책과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문헌영 기자 oceanjourn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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