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쇄빙연구선 조감도 [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일보 = 오덕균 기자] 오는 2030년 여름 북극해 전역을 누빌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본격 건조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보다 톤(t)수는 2배 이상 늘고 쇄빙 능력은 50% 이상 향상된 성능으로 ‘북극항로 개척’에 기여할 전망이다.

2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극지연구소와 한화오션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해운협회에서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이날 체결식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우리 기술력으로 건조될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과학연구, 자원협력 등 북극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인프라”라며 “차세대 쇄빙연구선을 시작으로 북극항로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안전한 운항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실측 기반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건조계약은 해수부가 처음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신청한 시점으로부터 10년 만에 체결됐다.

해수부는 지난 2015년 새로운 교역망인 북극항로를 선점하고 다양한 지하·수산자원 개발 가능성 등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했다.

이 사업은 예타에서 2차례 탈락한 뒤 3번째 만에 통과했으며, 이후에는 급격한 글로벌 조선시황 호조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건조를 수행할 조선소를 찾지 못해 2023~2024년 2차례 유찰 사태를 겪었다. 취항시기도 당초 2027년에서 2030년으로 3년 미뤄야 했다.

해수부는 올해 초 총사업비를 기존보다 571억원 증액한 3176억원으로 늘려 사업 추진에 속도를 더했고, 올해 5월 공개입찰을 실시해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2029년 말까지 건조될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총 톤수 1만6560톤이다. 기존 아라온호(7507톤)의 2배 이상 규모이며 쇄빙 능력은 50%가량 향상된 성능으로 제작된다.

탈탄소 시대에 맞춰 LNG와 저유황유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시스템을 갖추고, 1.5ｍ 두께의 얼음을 깨고 나길 수 있도록 양방향 쇄빙 능력을 가진 국제선급협회연합(IACS) 폴라 클래스3(PC3·2년생 얼음 조건에서 연중 운항이 가능한 수준) 등급으로 건조될 예정이다. 또 ‘모듈형 연구시설’을 탑재해 기존 고정식 설비 대비 연구공간도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본격 투입되면 현재 북위 80도에 제한된 북극 연구 반경이 북극점까지 확대되고, 승선인원 100명이 75일간 무보급으로 연구활동을 수행하게 되는 등 극지 과학연구 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해수부는 내다봤다.

김명진 해수부 해양정책관은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북극에 투입되는 2030년 여름이면 북극해 전역에서 항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북극항로 개척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 등 북극항로 시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기존 아라온호에 집중된 남·북극 연구와 기지 보급 등의 임무 과중 문제도 해소돼 실제 연구 가능한 기간이 현재 40여일에서 3~4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