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에 추락한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경찰은 차량 안에서 40대 엄마와 고교생 아들 2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차량 추락 당시 함께 탑승하고 있다가 홀로 탈출해 도주한 40대 부친은 광주에서 긴급체포됐다. ⓒ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해양수산일보 = 김선중 기자] 전남 진도항 해상에 추락한 승용차에서 일가족 3명의 시신이 인양됐다. 경찰은 차량 추락 당시 가족과 함께 타고 있다가 홀로 빠져나온 뒤 달아났던 40대 부친을 긴급체포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해상 추락 사고를 내 아내와 두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지아무개씨(49)를 2일 오후 9시9분께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지씨는 전날 오전 1시12분께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동갑인 아내와 고등학생 두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일가족이 타고 있던 승용차는 이날 오후 8시7분께 진도항으로부터 약 30ｍ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 차량 안에서는 지씨의 아내와 두 아들로 추정되는 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확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숨진 3명이 모두 실종된 지씨의 가족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씨가 차량을 바다에 빠트린 뒤 홀로 육지로 탈출, 별다른 신고나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씨가 진도항을 벗어날 때는 지인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씨를 도운 지인에게 범인도피 등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 살인 또는 자살방조 등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지씨의 아내와 두 아들이 차량 사고 전에 생존해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수사당국은 이날 오후 2시36분께 광주 북구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지씨의 아들이 등교하지 않고, 연락도 두절됐다는 교사의 신고를 접수한 뒤 소재 파악에 착수했다.

경찰과 해경은 신고가 접수된 고교생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형, 부모까지 모두 연락이 끊긴 점을 확인하고 일가족의 휴대전화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추적했다.

지씨를 포함한 가족의 마지막 위치가 진도항 인근인 것을 파악한 경찰은 CCTV 영상을 통해 전날 새벽 이들이 탄 승용차가 바다로 돌진해 추락한 것을 확인했다.

지씨 가족은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 거주 중이었고,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