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지난 20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주일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연합

[해양수산일보 = 신재원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1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외 각지에서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투표(재외투표)가 시작됐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역별 현지시간으로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아시아·유럽·미국 등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엿새간 실시된다.

이번 선거의 재외 유권자 수는 총 25만 8254명이다. 지난 20대 대선보다 14.2% 증가했으며, 대륙별로는 아시아(12만 8932명), 미주(7만 5607명), 유럽(4만 3906명) 순으로 많다.

날짜변경선을 기준으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먼저 재외투표가 시작됐으며, 한인 예비 대학생 김현서 씨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첫 투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외 유권자 수가 많은 중국·일본에서도 투표가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일본은 도쿄 미나토구 민단 중앙회관을 비롯해 요코하마·오사카·고베·삿포로 등 주요 도시에 투표소를 설치했으며, 중국은 베이징 주중대사관, 총영사관 등 총 10곳에 투표소를 마련했다.

일본 시나가와구에 거주하는 고다솜 씨(24)는 "집에서 약 50분 거리에 재외투표소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거리가 다소 멀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리더를 뽑는 중요한 선거인 만큼, 기한 내 반드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있는 박영민 씨(27)도 "한중관계와 경제 문제 때문에 현지 재외국민들 사이에서 투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재외투표에 참여하겠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워싱턴DC·뉴욕·LA·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 재외투표소가 마련됐다. 이 가운데 LA 총영사관 투표소는 1만 341명이 등록해 미국 내 최대 규모를 보였다.

현지 대학원생 김은진(26) 씨는 "정치에 실망할 때도 많지만, 투표는 우리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책임"이라며 "작은 한 표라도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독일·벨기에·오스트리아 등 주요 국가에서 재외투표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선거부터는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룩셈부르크 등 신규 공관에도 투표소가 설치됐다.

러시아·아프리카·중동 등에서도 재외국민이 각국 대사관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중남미의 경우 쿠바 등 일부 국가는 오는 22일부터 투표를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