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동산 투기 근절’ 강조했는데…개각 후보자 6명 중 4명 의혹 제기
  • 입력 :
李 ‘부동산 투기 근절’ 강조했는데…개각 후보자 6명 중 4명 의혹 제기

이소영·강신철·홍지선·용혜인 부동산 거래 놓고 野 공세
후보자 측 “실거주 목적·법적 절차 준수” 반박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
2026년 09월 10일(목) 02:06
(왼쪽부터) 강신철, 홍지선, 이소영, 용혜인 [연합]
[해양수산일보= 김철석 기자]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타파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2기 내각 인사청문 정국에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최근 개각으로 지명된 장관 후보자 6명 가운데 4명을 둘러싸고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의혹이나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야권은 이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근절을 강하게 강조해 온 만큼 장관 후보자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검증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후보자들은 실거주 목적의 주택 매입이거나 적법한 절차를 거친 거래라며 투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서울 아파트 거래를 문제 삼았다.

이 후보자는 2016년 2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전용면적 84.9㎡ 아파트를 4억9000만원에 매입했다. 야권은 이 후보자가 해당 아파트와 관련한 대출을 2019년 6월 상환한 뒤 장기간 실거주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른바 ‘갭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투기꾼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 측은 “2020년 2월까지 해당 아파트에 실제 거주했으며 경기 의왕·과천 지역 총선 출마를 위해 주거지를 이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는 본인과 가족의 부동산 취득 과정을 놓고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 후보자는 군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강원도 화천의 군인 관사에 거주하면서 서울 구로구 천왕동 주택으로 주소지를 이전했다. 이후 해당 주택이 철거 대상에 포함됐고 강 후보자는 2012년 철거민에게 우선 공급되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특별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는 당시 실제 생활 근거지와 전입 주소가 달랐던 것 아니냐며 특별분양 자격 취득 과정을 문제 삼고 있다. 강 후보자 부친 역시 비슷한 시기 천왕동의 다른 주택으로 전입한 뒤 특별분양을 받은 사실을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강 후보자의 주택 취득 과정을 두고 “‘철거민 코스프레’를 해 강남 아파트를 꼼수 취득했다”고 비판했다.

강 후보자 측은 “화천 관사는 임시 복무지의 거주지였고 천왕동 주택이 유일한 생활 근거지였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강 후보자의 1996년생 장남이 올해 6월 재건축이 예정된 경기 성남시 분당 양지마을 상가를 7억원에 매입하면서 이모와 이모부로부터 7억1550만원을 빌린 사실도 논란이 됐다.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법적 절차를 준수했다”고 해명했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게 될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주택 매입 자금 조달 방식도 야권의 검증 대상에 올랐다.

홍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서울 구로구 아파트를 10억500만원에 매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 3억6700만원을 이용했고 배우자는 모친에게 1억7000만원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매매대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과 가족 간 차입으로 마련했다며 ‘영끌’·‘빚투’라고 비판하고 있다. 홍 후보자 측은 “맞벌이를 하는 아내와 안정적인 실거주를 위해 주택을 매입한 것”이라며 투자 목적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는 2021년 경기 안산의 공동주택 거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용 후보자는 당시 5층 공동주택 건물을 2억4500만원에 매입한 뒤 약 11개월 만에 매각해 2000만원가량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전형적인 단타 매매”라고 비판했다. 다만 단기간에 부동산을 매매해 차익을 얻었다는 사실만으로 투기나 위법 행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닌 만큼 구체적인 취득 목적과 자금 조달 과정 등이 인사청문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직접적인 부동산 투기 의혹보다는 과거 발언과 현 정부 정책 사이의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2022년 12월 기획재정부 차관보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부분은 정상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야권은 최근 다주택자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의 부동산 세제 개편에 관여한 점을 들어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이번 인사청문 정국에서는 개별 부동산 거래의 위법성 여부뿐 아니라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부동산 투기 근절 원칙을 장관 후보자들에게 어느 수준까지 적용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야권이 후보자들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만큼 후보자들이 자금 출처와 실제 거주 여부, 거래 목적 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청문회 과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